일본의 협소주택

Hat House 

by Apollo Architects & Associates



아래의 집 원문출처를 방문해보면 어떤 덧글이 있다. 이름으로 보아 일본인은 아닌듯 한데, 요지는 '이 건축사무소의 다른 작품은 맘에 드는데, 이 집은 너무 어두워보인다.'이다. 반면에 원 글로부터 건축가의 코멘트에서는 '주변으로부터 빛을 받아들이고 있다'라는 말을 수 차례에 걸처 강조하는듯 하다. 


도쿄 또한 북반구에 속하며, 위도의 차이가 크지 않다고 가정한다면, 빛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남쪽에 개방창을 두는 것이 아마도 유리할 것이지만, 도면에 방위는 표시되어있지 않았고, 북쪽을 윗쪽으로 그렸으리라 짐작하고 본다면, 첫번째 사진에서의 빛의 각도가 잘 설명되지 않기에 방위 또한 잘 판단할 수 없어보인다. 


빛의 문제는 아마도 건축가들이 가장 신경을 써가며 시뮬레이션 하는 부분이리라 생각한다. 에너지를 위해서도, 거주자의 심리적인 안정과 건강을 생각하더라도 충분한 빛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마도 매우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도심지역, 특히 서울과 같은 과밀도심지역에서 그것을 몰라서 못하는 것은 아닐것이다. 특히 협소주택이라고 한다면, 빛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일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따라서 부지 선정에서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상황이다.


그러면 부지가 이미 선정되어 있다고 치고, 빛이라는 가치와 같이 고려할 것이 아마도 조망일 것이다. 사면이 터져있고 주변경관이 훌륭하다면 이는 교환되어야 할 가치, 또는 기회비용과 비슷한 개념으로 생각할 것은 아닐 것이다. 즉 하나를 위하여 다른 하나를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관이 그리 좋지 않다면, 주면으로의 시선을 고의적으로 차단하게 될 경우라면, 부득이하게 빛과 경관은 기회비용의 개념이 될 수밖에 없다. 


일본의 협소주택에 주목하는 이유가 이러한 위치와 환경(자연 및 인문적인)의 유사성에 있다.

빛을 다루는 문제는 일부 자연의 문제이면서, 일부 건축가의 아이디어의 문제이다.



원문출처 : https://www.dezeen.com/2016/08/24/hat-apollo-architects-earthquake-resistant-concrete-house-tokyo-japan/





뾰족한 나무지붕 탓에 건축가는 이 집을 '모자'라고 이름 짓게 되었다. 이 3층 집은 신주쿠에 위치해있는데, 건축가는 이 지역에서 도쿄의 예전 호시절의 자취를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디자인은 변화하고 있는 토속적인 정취에 맞으면서도 2011년 대지진 이후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내진설계에 맞도록 하는 것이었다. 결과는 두꺼운 콘크리트벽과 전통적인 목구조 프레임 지붕을 섞은 마치 육면체와 비슷한 모양이 되었다.





모자를 닯은 지붕을 가진 매력적인 노출콘크리트 박스형의 집은 행인들의 시선을 끈다.





이 집은 50대 부부와 원 소유자였던 그들 부부의 노모를 위하여 기존 집을 허물고 신축되었다. 어머니는 반지하층에 거주하고 이들 부부는 그 위 두개의 층을 사용한다. 




맨 윗층의 가족 거실은 목구조 프레임이 지붕을 그대로 노출시킨다. 이 구조는 건축가가 수차례에 걸쳐 보여왔듯이, 노아의 방주와 핀란드 건축가인 알바알토의 작품을 참조한 디자인이다. 이곳에서 거주자는 커다란 삼각형 창을 통하여 집 입구를 형성하는 개방뜰을 조망할 수 있다. 






건축가 구로사키는 뜰과 다락같은 작은 공간을 통하여 몽골 유목민의 텐트인 유르트를 연상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지붕은 마치 큰 나무 아래에 있는 집처럼, 주변의 빛을 받아들이며 작은 공간에서의 안정감을 느낄 수도 있다고 한다.






아이들을 위한 침실은 맨 윗층에 위치해있고, 부부의 침실과 욕실은 중간층에 있다. 같은 층에는 나란한 두 개의 서재가 수납을 위한 벽장을 옆에 두고 있다. 






지층은 간단한 거실과 식당을 가진 스튜디오 형식의 공간과 별도의 욕실 및 부엌공간, 그리고 전통 다다미방으로 구성된다.






건축가는 집이 외부와 단절된것 처럼 보일 수 있지만 뜰로부터 풍부한 빛을 받아들여 내부는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재료는 그대로 노출되어 부드러운 콘크리트, 어두운 색의 금속재질, 월넛 바닥, 그리고 흰색 페인트칠을 한 벽 등, 다양한 톤과 택스쳐를 만들어낸다. 얇은 띠모양의 창문과 계단실의 개방벽면 등 또한 빛을 받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집은 2016년에 완공되었으며. 연면적은 약 79제곱미터(약 24평)이다.












Project credits:

Architecture: Apollo Architects & Associates (Satoshi Kurosaki)
Structural engineer: Nomura Structure (Nomura Motoi)
Mechanical engineer: Naoki Matsumoto
Lighting design: Sirius Lighting Office



Posted by 徐烏(Slow C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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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협소주


스미요시 주택(Azuma House) - By 안도 다다오(Tadao Ando)




구글링으로 스미요시 주택을 검색하면 Azuma House 또는 Row House 라는 말을 접하게 된다. 우선 Azuma House는 이 집의 주인이 '아즈마'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Row House는 이 집의 형태 때문인데, 번역하면 '연립주택'이라고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연립주택'하면 떠오르는 3층짜리 예전 빌라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래의 사진과 같이 영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벽을 맞대고 옆으로 죽 늘어서있는 주택들을 생각하면 된다. Row는 '줄' 또는 '열'이라는 뜻인데, 위로가 아닌 옆으로 열을 지어 늘어서 있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오사카 스미요시에 있는 이 주택의 사이트 주변은 건축 당시에는 목조 구옥들로 둘러쌓인 좁은 길에 자리잡고 있었다. 지금의 사진들에서는 그다지 구옥은 아닌것처럼 보이는데, 아마도 그간 주변에도 간간이 새로운 집들이 들어선 것으로 생각된다.















위의 사이트맵에서 볼 수 있듯이 대지의 형상은 전면부가 좁고 뒤로 긴 형태로 되어있다. 또한 집 옆고 뒤로는 각각 이웃과 접하고 있는 전형적인 row house의 형태를 띄고 있다. 


영국의 Row House를 묘사하는 단어로 deceptive라는 단어를 흔히 사용한다. '기만적인'이라는 뜻인데, 전면이 좁고 뒤로 길기 때문에 길가에서 보면 좁아보이지만, 실제로 집에 들어가 보면 생각보다 그다지 좁아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의 집들은 뒷쪽에 Back Yard를 두고 있는데, 스미요시 주택의 주변 집들은 뒷뜰이 없는것처럼 보인다.










스케치를 보면 오른쪽으로 굴뚝에서 연기가 나는 것이 보인다.  집을 지을 당시에 옆집이 목욕탕이었다고 한다.


완공 : 1976년

규모 : 지상 2층

대지면적 : 57.3㎡ (17.33평)

건축면적 :33.7㎡ (10.19평) - 건폐율 59%

연면적 : 64.7㎡ (19.57평) - 용적율 113%





안도다다오에게 일본 건축상을 수상하게 했던 '작품'이지만, 이에 대한 비판도 많았다고 한다. 이에 대한 안도 다다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떠한 논란이었는지 짐작이 간다.


'집주인에게 번거로움을 강요한다는 점 말고도 건축가의 이기심에서 나온 집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어쩔 수 없다. 그러나 기능을 생각하지 않고 예술작품처럼 자기 취향대로 만든 집이라는 비평에는 동의할 수 없다. 결코 이 집은 그 안에서 영위되는 생활을 무시하고 만든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일생생활이란 무엇인지, 가정집이란 무엇인지를 나 나름대로 철저히 생각하고 계산해 낸 건축이다.'


실제로 건축주에게 비슷한 설득을 했다고 한다. 즉, 불편함을 감수하라고 말이다. 실적이 필요했을 젊은 건축가가 건축주의 생각과 동떨어져 있을지도 모르는 컨셉을 제시한다는 것은 용기있는 일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안도다다오 또한 바보가 아니었을 것이기에 그러한 설득이 먹힐만 하니까 그랬을 수도 있다. 


1976년 작품이며, 안도 다다오는 1941년생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우리나라 나이로 36살에 설계한 집이다. 나는 이 생각이 설익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을 한다. 36살의 비교적 젊은이가 삶을 제시한다는 것이 주제를 넘어서는 일이라고 말이다.


반면 건축주는 비교적 만족하며 수십년째 살고 있다고 한다...불편을 감수하면서...




그러면 무엇이 불편하다는 것일까? 

우리나라에서 스미요시주택을 다루는 포스팅들이 꼽는 문제점은 주로 두가지이다.


1. 외부를 통과해야 실과 실을 오갈 수 있는 구조이다.

2. 덥고 춥다.


1번 문제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2번 문제 또한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다. 

내 생각에 안도 다다오가 '강요'했던 불편은 주로 1번의 문제와 관련되어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런데 2번 문제점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있었을까? 글쎄....


2번 문제에 대하여는 조금 더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이 문제는 사방이 막혀있고, 콘크리트라는 주재료가 밖으로 그대로 노출되어있는 집의 구조로 인해 발행하는 것이다. 즉 건축가의 스타일로 인해 발생하는 매우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심도있는 글이 있어서 여기에 원문을 우선 올려놓는다. 변역은 추후에...



Azuma Row House by Tadao Ando | Designing Architecture to Purposefully Make People Feel uNCoMfoRTabLE


https://contrahabit.wordpress.com/2011/11/09/azuma-row-house-by-tadao-ando-designing-architecture-to-purposefully-make-people-feel-uncomfortable/



The Azuma Row House (Sumiyoshi, Osaka, Japan) was designed by Tadao Ando in 1976. Built in an old post WWII neighborhood of wooden row houses, his project replaced its predecessor with a modern interpretation of the urban context. Cast in concrete, Ando’s austere and functional design divides the site into three parts – two equally sized enclosed interior volumes flanking an open-air courtyard. Centralizing the courtyard makes it an integral part of circulation and the focus of everyday life. What makes this setup particularly unique is that there is no way to cross to either side of the house without passing through exterior and ultimately confronting nature. Despite the hardships that this may enforce on the inhabitants, Ando defends his design:


At the time [mid-1970s], I thought of residential design as the creation of a place where people can dwell as they themselves intend. If they feel cold, they can put on an additional layer of clothing. If they feel warm, they can discard extraneous clothing. What is important is the space be, not a device for environmental control, but something definite and responsive to human life… No matter how advanced society becomes, institutionally or technologically, a house in which nature can be sensed represents for me the ideal environment in which to live.


With subtle and careful presentation Ando forces occupants to experience the dynamic flows of nature every single day. Despite the advent of highly thermally controlled architecture, the environment’s energy flows are somehow an inherent experience in inhabiting the house. I’d like to explore how this seemingly anachronistic and modest design approach affects the comfort and lifestyle of its victims, oops I mean tenants  


Tadao Ando is actually one of my favorite architects, and is world renowned for his stunning manipulation of air, light, and water. This project, his first residential commission, explores issues we’ve discussed in class regarding heat transfer, air flow, and light.


Thermally Active Surfaces and flows: What kind of environment does Ando create?


The building envelope of the Azuma Row House is simple and uniform — a continuous façade with no apertures, except for one small skylight. Apart from its inward –facing glass walls and minimal wood finish, the majority of the envelope is cast concrete, which has a very high specific heat capacity (0.880 J/(gK)), and therefore capable of absorbing  a lot of heat energy. This trait affects the heating and cooling of the interior and courtyard in various ways


Courtyard

Constantly exposed to the sun, the concrete and stone slabs receive heat energy from the sun’s direct radiation, diffused sky radiation, and any rays reflected off of surrounding buildings. They cannot easily conduct or release this energy and stores it throughout the day, gradually increasing in temperature. The ground can retain a large amount of heat for hours, which can make standing in that space uncomfortable – think of asphalt on a summer day. Also since hot air molecules rise, the occupant space air temperature can become overheated and uncomfortable as well. This is a greater concern in the summer time when exposure and temperatures are high. Furthermore, by placing the exterior space at the center of the row house the building envelope’s surface area almost doubles, which can be a crucial matter for skin-loaded or envelope dominated structures. Expanding the threshold for hot or cool air to transfer across makes the thermal environment asymmetrical, less predictable, and uncomfortable.




The Interior


 In each room there are four surfaces of exposed concrete. Although the floors are covered with wood slats providing insulation between the foot and slab, there is still conduction of heat energy through the walls. Bearing in mind the house’s small scale, there is likely considerable contact with the building envelope which prompts measurable heat loss from the human body – comfortable during warm seasons, frustrating during cold.


The sixth surface of every room is a floor-to-ceiling plane of glass with a glass door. Although certain types of glass have relatively high heat capacities, the metal mullions that support the panes are highly conductive – not to mention that a building cannot be perfectly sealed. A significant temperature difference across this barrier will cause a convection current that will easily circulate warm air into a cooler courtyard, and vice versa, causing fluctuations in the room’s temperature.


In addition, without any apertures to penetrate, radiation waves reflect off of the house’s exterior facade or are absorbed by it. Unlike the courtyard, this heat exchange occurs on the side the occupants do not have contact with. Since the thick thermal mass absorbs all of the heat, the interior remains cool. Again, despite the benefit in the summer, this kind of passive radiant heating could be very useful during the winter.




Thermal Comfort


After reading Heating, Cooling, and Lighting by Lechner we discussed the body’s thermal response to any environment, or its relationship with the space’s temperature profile. Many of the thermally dynamic characteristics of the Azuma House are beneficial during one season, and a burden during another. However, some issues like convection across thermal surfaces can always work against your desired comfort zone. Ando includes many conductive and convective thermal surfaces in his construction and few radiant sources. The volatility of convection patterns make air flow, heat transfer, and therefore room temperature asymmetrical and unpredictable.






Natural Ventilation: How does Ando achieve reasonable comfort through passive design?


As a skin-load or envelope dominated structure – with climate dependent cooling requirements– passive solar heating is a reliable method to keep the structure reasonably comfortable because it is an efficient transfer of heat energy between the climate and envelope that requires no fluid medium like in convection. Part of what makes these structures so easily influenced by their envelopes, are their large surface area-to-volume ratio, which creates a large gateway for heat loss. It’s interesting to see what fluid dynamics principles, if any, Ando utilized to make the space more comfortable by modern standards. To start, there are no mechanical systems in the structure for heating or cooling.


Cross Ventilation


Again, the building envelope is a continuous and uniform surface. There aren’t proper inlets or outlets to let wind through the interior spaces, as there no apertures at all. Therefore, no cross ventilation can occur.


Stack Effect


However, high-speed winds redirected over the row house can create a region of lower temperature that draws out the warm air from the courtyard. It produces something similar to a stack effect. When air in the courtyard gains heat energy due to high air temperature or thermal radiation, its buoyancy will decrease, causing it  to rise up out of the courtyard. This is what prompts the convection of cool air from the interior to the exterior through the glass pane, as I mentioned above under Interior thermal flows. The rising warm air molecules leave a region of low pressure that draws the high pressure cool air into the void – as molecules always flow form groups of greater energy to groups of lower energy.






High Mass Cooling


The Azuma row house is a great example of Night ventilation of a thermal mass. The concrete slabs have a great capacity to hold heat that accumulated during the day and is gradually released as the surrounding environment cools in the evening. More specifically, at night, cool air circulates through the building and the heat in the thermal mass is released to the space above it, keeping it warm and renewing its own ability to re-absorb more energy the following day. This prevents sudden swings in hot and cold temperature.




Why not more natural ventilation?


There are several cons or obstacles that come about when utilizing certain types of natural ventilation, which is why Ando might have under-utilized these methods. Noise, pollutants, and harsh winds are a side effect of any kind of ventilation system that passes through a structure at occupant level, which — considering the scale of this project — was unavoidable.  Although I think that these system characteristics could in some way support Ando’s thesis regarding bringing the house’s inhabitants closer with nature, cross ventilation in addition to such a large open-air courtyard, would form a setting too abrasive for his clients, especially considering the urban conditions. Furthermore the penetrating sounds, smells, and contents of street’s cross breeze would also undermine his idea of the “inward looking” house.


In Conclusion: Would I have the courage to live here?


Is Tadao Ando successful in creating a thermally appropriate environment for humans. Well, that’s a difficult question to answer, as it can be interpreted from many of his works and from his own words that his intention was to make his occupants slightly uncomfortable. Ando has said that walls have often separated us from the outside world in a way that has “bordered on violent.” Through his design it seems he allows light and air to enter into the  daily lifestyle of humans in order to disrupt the stale inertia of the modernist lifestyle. As we have discussed in class, humans are historically and genetically outdoor animals, and that our bodies thrive considerably more when we expand our temporal zone of comfort. Ando does exactly that, challenging the widespread momentum towards thermally controlled environments in residential architecture that was simultaneously taking place in America during the 1970’s. I agree with the general principles 






Posted by 徐烏(Slow C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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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ve Jobs (1955~2011)




Apple II

스티브 잡스의 사후에 전기가 출간되었고, 난 그 책이 출간되자 마자 바로 구매를 해서 읽었다.

내 나이정도 되는 사람들은 이미 어릴적부터 그 이름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리라. 혹여 이름을 몰랐더라도 그가 만드는 물건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APPLE II 컴퓨터. 나도 당시에 한 대 가지고 있었지만, 주로 로드러너라는 게임을 하는 데에만 사용했던 터라...평가는 생략하기로...




Defect

지금에 와서는 내용은 자세히 생각나지 않는다. 다만 인상적인 면 두가지가 생각난다. 그 첫째는 그가 전기작가(이름이 뭐였더라...찾아보고 보충해야지)에게 자기의 전기를 의뢰하면서 했던 약속이다. 처음 작가는 거절했지만 집요하게 요구하는 잡스에게 이를 수락하며 다짐 받았던 것은 "내용에 대한 불간섭"이었다. 작가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잡스의 '위대함'을 주제로 삼지 않았다. 필연적으로 잡스에게 적대적이었던 사람들로부터의 박한 평가가 가득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책을 다 읽고 덮을때 쯤이면 그가 얼마나 위대한 인간이었던가를 '공감'할 수 밖에 없게 된다.




Minimalism

두번째 인상적인 것은 간지로 들어가 있는 그의 집 거실사진이었다. 아래의 사진이 그나마 그 사진과 비슷한 그림인데, 그 때 내가 느꼈던 느낌과는 조금 차이가 있기는 하다. 난 그 사진에서 불교의 '선'의 느낌을 강하게 받았었다. 



젋은 시절의 잡스부터 말년까지 그의 주위공간은 채움보다는 비움이 많아 보인다. 내가 말하는 비운다는 것은 정리한다는 의미가 아닌 소유하지 않는다는 뜻에 가깝다.



나는 위의 어수선한 방의 사진에서도 비움이 느껴진다. 그러니까... 뭐랄까... 삶 자체를 단순하게 만들려는 노력이 보인다고나 할까...아니면, 삶의 빼대가 드러나 있는 느낌이던지... 예를 들어, 쌓여 있는 저 책들은 '장식'과는 관계가 없어보인다. 그리고 그 책을 담고 있는 책장, 그 책장 맨 위에 놓인 비닐에 쌓여있는 무엇인가 등...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모양들인 것이다.


삶은 물론이거니와 그가 세상에 내놓았던 물건들만 보아도 얼마나 그가 Simplicity 또는 Minimalism에 집착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지금이야 스마트폰이라는 것을 떠올릴 때 네모난 화면 위에 심플한 버튼 하나를 떠올리지만, 처음 아이폰이 나올 때만 해도 버튼이라는 존재를 없앤 것이 얼마나 혁신적이었는가(심지어는 쿼티자판이 유행하기도 했다). 그 조금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봐도 아이팟의 그 유명한 휠 디자인은 심플함의 극치였다. 그 전에 그가 손댔던 NEXT라는 회사의 컴퓨터 케이스 모서리 각도를 90도로 만들기 위해 얼마나 '쓸 데 없는' 노력을 했던가.


그래서 치장보다는 치장하고자 하는 욕구를 없애는 것이 항상 더 괴롭고 용기있는 작업인 것이다. 마치 사진을 '빼기의 예술'이라 부르는 것처럼. 분명 안도 다다오는 콘크리트를 노출시키며 엄청난 고민을 할 것이다. 한 번 실패하면 치장으로 만회할 수 없기에, 디자인 자체 뿐만 아니라 시공이나 시공자를 고르는 일 등, 더 오랜 프로세스동안 긴장을 늦출 수가 없는 것이다. 



Micro House / Minimal House




어느 여성지에 소개된 '협소주택' 관련 기사를 봤다. 역시나 빠지지 않는 수납공간 타령이 있었다. 이런 투의 기사 또는 설계에 대한 느낌은 마치 예전 어느 건축잡지에 실렸던 장대하고 찬란한 인테리어에서 느꼈던 역겨움과 그 감정선이 비슷하다.


내가 요즘 관심을 쏟는 분야인 협소주택은 단순히 경제적인 이유로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경제적인 이유같은 '수동적'인 이유에서 시작 되었거나, 또는 막연히 '마당이 있었으면...' 같은 '충동적' 동기에서 관심을 가졌더라도, 그것이 관심의 범위를 넘어설 순간에는 더욱 더 그러해야 할 것이다. 집을 지으려는 순간 그것은 '능동적'인 행위가 된다. 사진으로는 멋지겠지만 막상 살려고 입주를 하면 불편하기 그지 없을 수도 있다. 견디려면 삶의 패턴이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조만간 한 번 찾아서 포스팅을 하겠지만, 안도 다다오가 초기에 설계한 스미요시주택의 경우에는 건축가가 단순한 삶을 강요한다.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그는 당당하게 '불편을 감수하라'고 한다. 젊었을 때였으니까, 그때의 안도는 당당하고 용감했고 건방지기까지 했다. 또 하나의 극단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젊었으니까... 젊은이들은 이해할 수 없는 '극복할 수 없는' 불편함을 차마 깨닫지 못했던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과연 나이가 든 안도는 지금 그 때를 후회하지 않을까? 


내 집은 좁다. 하지만 곳곳에 어지럽고 위태하게 물건들이 쌓여있고, 쟁여있는 수많은 물건들은 기실 존재조차 잊혀진 전혀 쓸모 없는 것들이다. 버려야 하지만 '언젠가는 다시 쓰겠지' 또는 '아깝잖아'라며 쌓아놓다가 이사갈 때 마지못해 버리게 되는... 항상 반성하지만, 항상 고쳐지지가 않는다.





  

Posted by 徐烏(Slow C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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